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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시리즈의 역사와 성공 스토리: 축구 게임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딸바보게이머 2025. 5. 13. 22:48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입니다. 실제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경기만큼이나 가상의 세계에서도 축구 열기는 뜨겁습니다. 그 중심에는 EA Sports의 'FC' 시리즈(전 FIFA 시리즈)가 있습니다. 한때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코나미의 '위닝일레븐'(eFootball PES)을 제치고 축구 게임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 잡은 FC 시리즈의 역사와 성공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FC 시리즈의 역사와 성공 스토리: 축구 게임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FC 시리즈의 역사와 성공 스토리: 축구 게임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FC 시리즈의 탄생과 초기 역사

FIFA International Soccer (1993)

첫 발걸음: FIFA International Soccer (1993)

 

1993년, EA Sports는 'FIFA International Soccer'라는 이름으로 첫 축구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아이소메트릭(비스듬한 시점) 뷰를 채택하여 기존의 2D 축구 게임들과 차별화를 이루었습니다. 이 게임은 실제 선수 이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최초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발전기: FIFA 96부터 FIFA 2000까지

'FIFA 98: Road to World Cup'

 

1996년 출시된 'FIFA 96'은 실제 선수 이름과 사진을 게임에 도입하며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FIFA 98: Road to World Cup'에서는 당시 프랑스 월드컵을 주제로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배경 음악으로 블러(Blur)의 'Song 2'를 사용하여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FIFA 시리즈는 꾸준히 발전했지만, 이 시기에는 코나미의 '위닝일레븐'(당시 일본에서는 'J리그 위닝일레븐', 유럽에서는 'Pro Evolution Soccer'로 알려짐)이 게임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위닝일레븐과의 경쟁과 FIFA의 변화

 

위닝일레븐의 전성기 (2000년대 초-중반)

위닝일레븐 5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위닝일레븐은 사실적인 게임플레이와 정교한 선수 제어 시스템으로 많은 축구 게임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위닝일레븐 5와 6은 당대 최고의 축구 게임으로 평가받으며 FIFA 시리즈를 압도했습니다.

 

코나미는 비록 FIFA와 같은 광범위한 라이선스는 없었지만, '리버풀' 대신 '머지사이드 레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신 '맨체스터 레드' 같은 창의적인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뛰어난 게임성으로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FIFA의 반격: FIFA 07부터 FIFA 09

FIFA 07

EA Sports는 위닝일레븐의 성공에 자극받아 게임 엔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습니다. FIFA 07부터 '차세대 게임플레이 엔진'을 도입하여 더욱 자연스러운 선수 움직임과 물리 효과를 구현했습니다. FIFA 09에서는 '10 대 10 온라인 팀 플레이' 모드를 추가하여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경험을 강화했습니다.

 


FC 시리즈의 황금기: 시장 지배력 확보

 

결정적 전환점: FIFA 10과 Ultimate Team의 도입

FIFA 10과 Ultimate Team

2009년 출시된 FIFA 10은 게임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360도 드리블 시스템'을 도입하여 선수 조작의 자유도를 획기적으로 높였고, 게임 리뷰에서도 평균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은 FIFA 09에서 DLC로 처음 소개되고 FIFA 10에서 본격적으로 확장된 'Ultimate Team' 모드였습니다. 이 모드는 선수 카드를 수집하고 자신만의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수익 모델이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더 좋은 선수 카드를 얻기 위해 실제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은 EA Sports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었고, 이후 게임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라이선스의 힘: 리그, 팀, 선수의 독점 계약

 

EA Sports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주요 리그, 클럽, 선수들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주요 리그의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주요 클럽들과도 독점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반면 코나미의 위닝일레븐은 제한된 라이선스로 인해 많은 팀과 리그를 실명으로 사용할 수 없었고, 이는 게임의 현실감과 몰입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라이선스 확보에 실패한 것은 위닝일레븐에게 큰 타격이었습니다.

 

기술적 혁신: Frostbite 엔진의 도입

Frostbite 엔진

FIFA 17부터는 배틀필드 시리즈에서 사용되던 'Frostbite' 엔진을 도입하여 그래픽 퀄리티를 한층 높였습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표정, 경기장의 디테일, 조명 효과 등이 더욱 사실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또한 'The Journey'라는 스토리 모드를 추가하여 단순한 경기를 넘어선 서사적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강화: e스포츠와 커뮤니티 구축

 

EA Sports는 FIFA 시리즈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 e스포츠 플랫폼으로 발전시켰습니다. 'FIFA eWorld Cup'과 같은 글로벌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프로 게이머와 일반 유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리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e스포츠 생태계는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FIFA에서 FC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

FIFA와의 결별과 EA SPORTS FC의 탄생

'EA SPORTS FC 24'

2022년, EA Sports와 FIFA는 약 30년간 이어온 파트너십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라이선스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EA는 2023년부터 자사의 축구 게임을 'EA SPORTS FC'로 브랜드를 변경했습니다.

 

이 변화에도 불구하고 EA는 FIFA와의 계약과 별개로 이미 확보한 300개 이상의 팀, 30개 이상의 리그, 19,000명 이상의 선수에 대한 라이선스를 유지했습니다. 게임의 본질적인 내용과 모드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름만 바뀐 셈입니다.

 

EA SPORTS FC 24의 성공

 

2023년 9월 출시된 'EA SPORTS FC 24'는 이름 변경 후에도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기존 FIFA 시리즈의 핵심 요소를 모두 계승하면서도 'HyperMotionV' 기술과 여성 선수들의 Ultimate Team 통합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위닝일레븐의 쇠락과 FC 시리즈의 독보적 위치 확보

 

eFootball로의 전환과 실패

eFootball

코나미는 2021년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eFootball'이라는 무료 플레이 게임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초기 버전은 심각한 그래픽 결함, 게임플레이 문제,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해 스팀 역사상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되었지만, 이미 손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웠습니다.

 

FC 시리즈의 시장 지배 요인 분석

  1. 강력한 라이선스 포트폴리오: FC 시리즈는 전 세계 대부분의 주요 리그와 팀의 공식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게임의 현실감을 극대화했습니다.
  2. 혁신적인 수익 모델: Ultimate Team을 통한 마이크로트랜잭션은 EA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고, 이를 게임 개발과 마케팅에 재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3. 지속적인 기술 혁신: 차세대 콘솔에 맞춘 그래픽 엔진 업그레이드와 게임플레이 개선으로 항상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했습니다.
  4. e스포츠 생태계 구축: 전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와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게임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했습니다.
  5. 다양한 게임 모드: Career Mode, Pro Clubs, VOLTA Football 등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하여 여러 유형의 플레이어들을 만족시켰습니다.

 

결론: 축구 게임의 미래

 

EA SPORTS FC는 단순히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축구 게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FIFA와의 결별에도 불구하고 핵심 라이선스와 게임플레이는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으며, 매년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도입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eFootball은 무료 플레이 모델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지만, 초기의 실패로 인한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열성 팬들에게는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고유한 매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축구 게임의 미래는 더욱 현실적인 그래픽과 AI,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 그리고 실제 축구와의 더 깊은 통합에 있을 것입니다. EA SPORTS FC가 이러한 혁신을 계속 주도해 나갈지, 아니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축구 게임 시장에서 FC 시리즈의 성공은 단순히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전략, 라이선스 확보,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접근이 FC 시리즈를 축구 게임의 왕좌에 올려놓은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